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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에 관한 주제는 저마다 이해관계가 극도로 엇갈리며 사람들에게 강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뜨거운 감자다. 낙태 옹호론자의 주장이 옳다면 낙태를 선택하는 것은 시민의 기본 권리다. 낙태 반대론자의 주장이 옳다면, 미국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3,753건의 낙태는 인간을 살해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 수는 2001년에 9·11 테러로 세계 무역 센터가 무너졌을 때 죽은 사람들의 숫자보다도 더 많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낙태가 정말로 아기들을 살해하는 것이며 여성들에게도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냥 변두리에 서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낙태의 논리가 만연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사람들이 태어나지 않은 태아를 완전한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임신이 되는 바로 그 순간, 각 개인이 창조되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인간은 존재한다.
어떤 생명은 의미 있고 어떤 생명은 의미 없다는 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문제는 항상 강자들이 약자들의 삶이 의미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백인들은 흑인들이 열등한 인간이라고 결정했다. 남자들은 여성들이 권리를 덜 갖고 있다고 결정했다. 나치는 유태인들의 생명은 의미 없다고 여겼다. 요즘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권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간 됨의 본질은 '원하지 않은 것들'을 사회에서 없애는 데 열중하고 있는 미국 명문대학 교수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성은 인류의 구성원이 되는 데서 생기는 타고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삶을 이루는 것에 대한 실용주의 논쟁의 표층 아래에는 많은 것이 감추어져 있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약자들은 건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존재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짐이 되는 존재인가?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안전하지 않다면 그 누구도 안전하지 못한 것이다.
낙태는 "무죄한 아이들의 권리를 무시해서라도 나의 행복과 안락함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이기적인 태도를 북돋아준다. 한 인간의 상황이 아무리 불공평하고 난감하다 해도, 그것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아기를 죽여야 하는 충분한 이유는 사실 이 세상에 없다.
낙태로 인해 우리는 위험한 길에 들어섰다. 어쩌면 언젠가는 그것의 위험성을 깨닫고 돌아설 수도 있다. 아니면 피할 수 없는 결론에까지 다다를지도 모른다. 강자들이 자신들의 유익을 위하여 어떤 인간이 살고 어떤 인간은 죽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시카고 대학의 생물학자 리온 카스(Leon Kass) 박사는 현대 과학과 의술의 방향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이 자유와 위엄을 지닌 피조물이며 신성하고 훌륭한 존재라는 사고방식이 변질되었음을 우리는 이미 똑똑히 보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가 자신을 고깃덩어리로 본다면 우리는 고깃덩어리밖에는 될 수 없다."
이것이 낙태 권리 운동의 수사학에 의해 형성되고 있는 세계다.
당신의 자녀와 후손들이 정말로 그러한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