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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역생태계디자이너
kdm96
아내 김은미와 김소원, 김성원, 김시원, 김이원 네 아이의 아버지이며, 파이디온 선교회 청소년 사역 팀 선임간사로 섬기는 김대만 목사입니다. 청소년 사역 생태계 운동 디자이너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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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낙엽, 그리고 낭만...2012-11-10 19:19

2012년의 가을이 무르익어 간다. 

배명고등학교 담장 곁으로도, 양재천 산책로 주변으로도 어김없이 가을은 내려와 나무들마다 단풍을 예쁘게 들여 놓았다. 

가을의 낙엽은 낭만의 상징이다. 긴긴 여름 끝, 텁텁한 바람이 어느덧 서늘한 바람으로 그 정체를 새로 바꾸면 지천은 온통 낙엽 천지이다. 요즘 서울에서는 보통 노란색의 은행나뭇잎이 대세이다. 조금 있으면 오래 전 심어놓은 포플러 나무의 큰 잎사귀가 낙엽되어 떨어지고 나면 이제 겨울이 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낙엽이 그리 낭만스럽지만은 않다. 아니, 나에게 낙엽은 낭만의 아이콘이기보다는 아버지 인생 역사의 즐거운 위트로 기억 속에 완전히 자리를 잡아 버렸다. 아버지 인생에서 낙엽는 결코 낭만스럽지 못하다.


아버지는 지난 1989년부터 송파구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오시다가 올 여름을 끝으로 퇴직을 하셨다. 

어느 해 가을, 아버지께서 잠실4단지 주변 인도에 떨어진 낙엽을 다른 동료들과 함께 땀흘려 다 치우셨단다. 작업을 마무리할 때 즈음, 송파구청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니, 낙엽의 거리를 조성해야 하는데, 낙엽을 다 치우시면 어떻게 합니까?" 

아니, 이 무슨 경우. 그럴 거면 낙엽 떨어지기 전에 고지를 하시던가... 결국 작업한 낙엽 자루를 다 풀어 다시 인도에 뿌리셨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가을 낭만을 위해.


그렇게 작업을 마치고 났더니 이번에 구청 하수도과에서 전화를 받으셨단다. 

"아니, 왜 낙엽을 안 치워요. 그러다가 비라도 와서 하수도 막히면 책임질 거예요."

아니, 이 무슨 경우, 치우지 말라는 사람도 있고, 치우라는 사람도 있으면, 현장에서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하나? 그게 왜 부서간에 조율이 안돼서 애먼 현장 근로자만 이리 저리 눈치를 봐야 하냔 말이다. 

아버지는  그날 하수도과에서 '지랄지랄'을 했다고 표현하셨다. 


이젠 송파구에서 치우는 관내 낙엽은 모두다 수거해서 남이섬 바닥에 가져다가 고이 펼쳐 두신단다. 오가는 모든 낭만자객들이 사뿐이 즈려밟으시라고 말이다. ㅎㅎ


가을철 단풍으로 물든 온 세상과 떨어져 아름답게 펼쳐진 낙엽을 보면,

나는 항상 하수도과에서 지랄지랄 한다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귓전에 맴돈다. 

가을 낙엽, 나는 아버지의 지난 인생과 현장 노동자로서의 숭고했던 삶이 더 낭만적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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