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만나는 기쁨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떠나는 묵상 여행 2
켄 가이어 지음 | 김현회 옮김 | 도서출판 디모데
2. 유다와 함께하는 친밀한 순간
내가 너희 모두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나는 내가 택한 자들이 누구인지 앎이라 그러나 지금부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일러 둠은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그인 줄 너희가 믿게 하려 함이로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서로 보며 누구에게 대하여 말씀하시는지 의심하더라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가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 시몬 베드로가 머릿짓을 하여 말하되 말씀하신 자가 누구인지 말하라 하니 그가 예수의 가슴에 그대로 의지하여 말하되 주여 누구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 이 말씀을 무슨 뜻으로 하셨는지 그 앉은 자 중에 아는 자가 없고 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궤를 맡았으므로 명절에 우리가 쓸 물건을 사라 하시는지 혹은 가난한 자들에게 무엇을 주라 하시는 줄로 생각하더라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요한복음 13: 18-30

조금 전 예수는 이 방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섬김에 대한 마지막 가르침을 주었다. 그중 두 발은 유다의 것이었다. 그의 발뒤꿈치는 너무나 단단했다. 그러나 물은 참으로 따뜻했고, 수건은 참으로 부드러웠으며, 발을 씻기는 손은 참으로 섬세했다. 유다는 이 모든 것으로 인해 마음이 괴로웠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께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었을 것이다.
식탁에 앉은 예수의 이마에는 주름이 잡히고, 얼굴은 굳어졌으며, 눈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다. 그가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만 시간이 너무 적다. 그가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다”고 말하자 침묵이 방 안을 무겁게 짓누른다. 제비꽃은 자기를 짓누른 발꿈치를 향해 향기를 뿜는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이 세상에 자기를 짓이기려고 하는 자의 발꿈치를 씻어주는 예수의 향기보다 더한 향기가 있을까?
예수를 대적하는 많은 말이 있었다. 그러나 바리새인들도 설교한 대로 살지 않는다고 예수를 정죄하지 않았다. 자기를 파는 자와 함께 하는 이 마지막 순간에 구세주는 산상 수훈에서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3-44)고 권면한 대로 스스로 본을 보인다. 구세주의 영혼은 안타까움으로 떨고 있다. 그는 배신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
그가 결코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미해결의 문제다. 그러나 이제 예수는 비유로만 말하지 않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자기들 가운데 배신자가 있다는 말을 듣자 제자들은 움찔한다. 벽에 있는 그림자들도 말없이 그들을 흉내낸다. 처음에는 긴장된 분위기속에 숨소리조차 없는 침묵이 흐른다. 그 후 배신자의 정체를 놓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식탁에 퍼진다.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만찬에서 주인이 양고기를 무교병에 넣어 쓴 나물로 만든 소스에 찍어 손님들에게 주는 것은 당시 관습이었다. 그리고 가장 존귀한 손님에게 첫 번째 조각을 주는 것 또한 관습이었다.
그는 빵 조각을 유다에게 준다. 그가 받아먹도록. 이 극적인 순간은 배신자의 정체를 밝히는 것뿐 아니라 마지막으로 구원의 길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다의 맥박은 빨라지고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른다. 어색하지만 부드러운 한 순간, 배신자와 배신을 당하는 자의 눈이 마주친다. 후회의 심정이 칼날처럼 유다의 영혼을 가른다. 그 안이 열린다. 그는 머뭇거리며 빵 조각을 받아든다. 그러나 그는 차마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그의 머리카락 사이로 땀이 고인다. 그는 입술을 깨문다.
그림자 사이로 사탄은 떨리는 손을 쳐다본다. 그는 그의 인질이 위태로운 상태에 있음을 깨닫는다. 어둠의 왕자는 즉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맞서며 유다 속으로 들어간다.
유다는 빵을 내려놓고 자신의 돈주머니로 손을 뻗친다. 열린 부분이 닫히고 인질은 안전해진다.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이 말로 예수는 자신의 운명에 인을 친다. 더불어 유다의 운명에도. 이제 그들은 각기 제 길로 가게 되었다. 다른 나무들로. 다른 운명으로.“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이 말은 유다가 복종한 마지막 명령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구세주와 함께하는 마지막 친밀한 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이 순간은 유다가 실제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기도
주님, 저는 유다에 관해 읽을 때 그의 모습에서 저를 보았습니다.
돈주머니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저를. 모든 것을 버리고 온전히 당신만을 좇지 못하는 저를. 실제적인 것에 집착하는 저를.
제 안에 있는 배신자의 모습을 보시면서도 여전히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전히 당신을 대항해 드는 발꿈치를 씻어주셔서, 여전히 입맞춤으로 당신을 팔아넘길 입술에 빵 조각을 내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러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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