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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사역자의 이야기 #135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파이디온선교회 부대표 김영식


창세기 1장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어떻게 창조하셨는지를 보여줍니다. 천지(지구)는 말씀으로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구절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이와 함께 반복되는 구절이 하나 더 있는데, 그 구절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둘째, 셋째…)날이니라"입니다.

물리적으로 따지자면 하루는 0에서 시작되어 24시에 끝납니다. 경험적으로는 본다면 동이 트는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고 날이 어두워지는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동안이 하루입니다. 그런데 왜 성경은 태초에 하루를 이야기하면서 어두움이 깃드는 저녁을 하루의 시작이라고 말할까요?

사람이 가장 연약할 순간은 하루 가운데 밝은 낮보다는 어두운 밤이고, 사람이 가장 무방비 상태일 때는 밤에 잠을 자고 있을 때입니다.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요소를 꼽을 때, 우리는 의식주를 꼽습니다. 주(住)가 생존의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인 까닭은 사람이 무방비 상태에 있는 동안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가장 나은 방법이 안전한 공간(집)의 마련이기 때문이겠지요.

이처럼 사람이 연약하고 무방비 상태가 되는 때가 바로 어두움이 깃들기 시작하는 저녁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은 자신이 가장 연약해지는 때인 저녁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이 필요합니다. 어두운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 때, 주께서 무방비 상태인 나를 보호하시고 안전하게 지켜주시기를 기도하며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하나님께 자신을 내맡겨야 하는 것이지요. 또 기독교인이 동이 트는 아침에 자리에 일어나 가장 처음에 해야 할 일은 지난밤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밤 동안 온전히 주님께 의지하였듯이 주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을 간구하며 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하는 일입니다. 밝은 낮 동안 내가 내 앞을 훤히 볼 수 있다며 내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닌, 낮에도 여전히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우리가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며 사는 법을 알며 살아가라고, 하루의 시작을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고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휩쓸고 지나간 올 한 해는 어려운 인생살이에 더하여 큰 시련과 고통이 몰려왔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교회에서의 예배가 방역을 이유로 중단되었으며, 주일학교도 정상적인 모임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밝은 대낮에 갑자기 어두움이 들이닥쳤습니다. 그동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 여기며 함께 모여 예배하고, 주일학교에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던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크고, 좋아 보이고, 남에게 칭찬받기를 기대하며 나만의 힘과 노력과 가진 것으로 사역을 감당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보람차게 하루를 마치고 낮에 거둔 성과를 뿌듯해하며 내일이 당연히 오듯 여기고, 새날을 당당하게 맞으리라 기대하며 밤을 맞지는 않았는지요? 하루의 시작을 밤이 아닌 낮으로 여기며 수많은 계획과 실천이 자신의 의도대로 되기를 기대하고 혹시나 어그러졌을 때야 비로소 하나님을 찾지는 않았는지요?

하나님의 때에 코로나바이러스는 멈추겠지만, 그날이 오기까지 밤이라 여겨지는 이 시기에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은, 낮이 오기 전에 철저히 자시의 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강하심을 온전히 신뢰하며 자신을 또 일생을 맡기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이겠지요. 사도 바울의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9). 이 고백이 오늘날 우리의 진정한 고백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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