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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사역자의 이야기 #116
소리와 진리
파이디온선교회 부대표 김영식



거리 한복판에 많은 사람이 모여 소리치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의 개혁을 외치고, 정의와 공평이 세워지길 부르짖으며 남녀노소가 나섰습니다. 때로 사람들은 진영 논리에 따라 나뉘어 상대를 포용하기보다는 무찔러야 할 적처럼 여깁니다. 심지어는 정권의 퇴진을 부르짖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들의 입장과 주장에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기대 심리가 무너진 실망과 막막한 미래의 불안이 겹쳐져서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인정할 수도 있고, 그렇다 해도 정도에 어긋난 행동이라며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마음은 어쩌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안타깝고, 왜 국민들이 서로 적이 되고, 국민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양극에 서서 대치해야 하는지 답답할 것입니다.


어느 시대나 사회에서 사람들의 소리는 있기 마련입니다. 소리가 나면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고, 그 소리에 반응합니다.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소리는 세력이 되어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소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닙니다. 부분적으로 정당성을 지니고 있을 수는 있지만, 울림이 크다고 해서 그 주장이 늘 올바르지는 않습니다. 광장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진리와 거짓의 대립일 수도 있지만, 정치적인 이해와 입장의 따른 다툼일 수도 있고, 세력과 집단 사이의 몰이해와 갈등의 표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으로서 각 소리에 대한 시각과 입장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다른 해석과 의견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는 소리이긴 하지만, 정치와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내고, 행동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일 뿐입니다.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특정한 입장만을 고집하거나, 기도회란 이름으로 모였기 때문에 반드시 그 입장에 서서 모임을 옹호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소리를 내야 할 때는 큰 소리를 따를 때가 아니라, 진리가 핍박을 받아 왜곡되고 조롱을 받아 짓밟힐 때입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가 없는 줄 알았지만, 예수님을 놓아주는 대신에 죄가 있어 옥에 갇힌 바라바를 놓아주었습니다. 그 이유를 성경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눅 23:23).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의 그릇된 의도를 담고 있는 소리가 공의와 진리를 누르고, 현상을 왜곡시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 소리는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엄청난 손해를 끼칠 것이라 압박하고 강요하는 소리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자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독교의 진리를 무시하고,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거나 조롱하며, 남 보기에 그럴듯한 소리를 내는 사람과 집단이 많습니다. 그들이 힘이 엄청나서 마주치기가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소리에 맞서지 않고 겁을 내어서는 안 됩니다. 눈을 감고 외면하며, 타협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리의 등불을 말 아래에 두어 빛이 사람들을 비치지 않아,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게 된다면(마 5:14-15), 도리어 하나님은 돌들의 소리로 영광을 받으실 것이며(눅 19:40), 우리들은 주여 주여 하였으나 하나님이 도무지 알지도 못하는 자가 될 것입니다(마 7:21-23).


이 시대와 이 나라가 어지러운 것은 진리를 아는 그리스도인이, 세례 요한처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눅 3:4)가 되기보다는, 빌라도 법정의 유대 사람과 같은 '소리'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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