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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사역자의 이야기 #103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나요?

파이디온선교회 부대표 김영식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저는 감사를 때때로 신앙의 기복 또는 유혹이나 불안 때문에 겪는 부침의 정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삼고 지냈습니다. 어떠한 형편에 놓이든지, 어떤 일을 겪든지 내 안에 감사가 차고 넘치면 하나님과의 사이는 가깝고, 반면 감사는 줄어들고 불평이 많아지면 하나님과의 사이가 멀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 자리, 사실은 제 마음속에 계신데, 저 혼자 시계추처럼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갔다가 하나님을 멀리했다가 하는 것이지요. 말씀에 순종하여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고 에수님의 흔적을 지니면 감사가 넘치지만, 세상에 동화되어 제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고 가진 것을 움켜쥐면 감사보다는 불평이나 우쭐거리는 마음이 저를 사로잡습니다.

     

되돌아보면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찾지도 아니한 저를 부르시고 자녀로 삼아주셨으니 감사하고, 제가 행한 대로 갚지 않으시고 오래 참으시니 감사하고,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저를 주님의 통로로 쓰시니 감사하고(물로 삐뚤어지거나 막힌 적도 제법 많았던 통로였음),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시니 감사하지요. , 주일학교 교사로 세우셔서 15여 년 섬기며 가르쳤던 제자가 저와 함께 교사로 동역하게 되니 감사하고, 점점 더 어두워져 가는 세상에서 다음세대가 이 땅에 남은 그루터기처럼 자라나는 현장에 서 있게 하시니 감사하지요.

     

하지만 언제나 감사하면서 살 수 있나요? 그러기 참 쉽지 않지요. 멋지게 세운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화가 나고, 열심을 다해 주의 일을 한다고 했는데 남이 알아주지 않아서 섭섭하고, 나름 착하고 좋은 일을 했음에도 그 앞에 형통한 길이 아니라 곤고한 길이 펼쳐져서 야속하고, 남에게 대접을 잘한다고 했는데도 가시 같은 이웃을 만나 속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언제 감사할 수 있을까요. 주일학교에서 오랫동안 가르쳤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아이들은 자라거나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애타고, 주일에 봉사하기도 벅찬데 주중학교나 여름 성경학교까지 감당하라고 하니 교사를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제가 주일학교에 관심이 있고 다음세대 곁에 머무는 것은 저에게 남모르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을 보고, 제 관점에서 아이들을 보면 이처럼 험한 세상에서 아이들을 잘 세울 수 있을까, 아이들이 과연 믿음을 제대로 지키며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의 용사로 든든히 설 수 있을까하는 조바심과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내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마음으로, 야곱을 이스라엘로 바꾸시고 사울을 바울로 세우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어린이를 바라보면 소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윗과 함께 아둘람 굴에 모인사람들(삼상 22:2)은 환난당한 모든 자, 빚진 모든 자,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었기에, 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들은 유능하지도 않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며, 있어도 도움은커녕 도리어 짐만 되어 전쟁에서는 쓸모없는 오합지졸 같은 사람들이었지요. 그러나 그들은 사울을 피해 도망 다니는 다윗의 곁을 지키면서 큰 용사가 되어 이스라엘 통일 왕국을 이루는 데 기초를 놓고 부흥기의 밑거름이 되는 일꾼이 되었습니다(대상 11:15).

     

예배 시간에 딴 짓을 하고, 어른들의 말은 죽어라고 듣지 않는 주일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이 녀석들이 자라서 뭐가 되려나?’하고 생각하다가도, 문득 아둘람 굴에 모인 사람들처럼 이 아이들이 어두운 세상에 빛을 전하는 예수님의 전사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소망과 기대가 차오릅니다. 가슴이 벅차고 눈시울이 붉어지지요. 우리가 섬기는 주일학교 아이들은, 보면 볼수록 기특하고 사랑스럽고 대견한, 부름받은 어린이들입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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